“아이 키우는 기쁨보다 기르는 비용이 더 큰 구조 바꿔야”
2009.11.26 03:15 입력 / 2009.11.26 04:20 수정 [중앙일보]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
| 이명박 대통령이 25일 서울여성능력개발원에서 열린 미래기획위원회의 ‘제1차 저출산 대응전략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왼쪽부터 전재희 보건복지가족부 장관, 박춘선 아가야(불임부부단체) 대표, 곽승준 미래기획위 원장, 이 대통령, 전명숙 롯데백화점 서비스리더. [조문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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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회 곽승준 위원장을 24일 오후 서울 광화문 KT빌딩 미래기획위 위원장실에서 만났다. 그는 1시간30분 동안 계속된 인터뷰에서 “저출산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인 사교육비 문제는 ‘사교육과의 전쟁’으로 효과를 보고 있다”며 “올해 가계의 사교육비 지출이 지난해보다 2% 정도 줄어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출산율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 원인을 뭐라고 보는가.
“재원이 부족하다 보니 주로 저소득층 지원이나 보육시설의 양적 확충에만 치중해 왔다. 중산층의 수요나 일·가정 양립을 원하는 워킹맘의 요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것이다. 이런 사회환경에서 저출산은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현상 아닌가.”
-박정희 정부 때의 출산억제책에 비해 최근의 출산장려책은 미미하다는 평가가 많은데.
“셋째 자녀는 건강보험을 적용해 주지 않던 때도 있었다. 이렇게 출산억제책은 주는 것을 안 주는 것이라 쉽다. 반면 출산장려는 부모가 자녀양육에 따른 평생 비용을 감안해 의사결정을 하기 때문에 보다 강력한 대책이 필요하다.”
-그래서 저출산 구상에 취학연령 당기기와 미혼모 차별 철폐, 낙태 안 하는 환경 조성 등을 포함시킨 것인가.
“그렇다. MB 정부의 저출산 전략은 과거 정부와는 다른 과감한 발상의 전환이 있어야 한다고 봤다. 국민 인식이 바뀌지 않으면 저출산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아이를 키우는 기쁨보다 기르는 비용이 더 큰 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성공하기 어렵다.”
-특히 낙태는 의견이 엇갈리는 민감한 문제다.
“낙태에 대한 정부 정책이 이번을 계기로 전환되는 것으로 보면 된다. 낙태를 피임약 먹듯 해온 현실을 이제는 바꿀 때다. 일부 진보적인 여성계 등이 반발하고 있지만 낙태 문제는 과거 정부가 잘못한 부분이 있는 만큼 이를 다시 짚어보는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
-미혼모 지원도 사회 통념과 달라 반발이 심할 텐데.
“정부의 1차 목표는 물론 여성들이 원하지 않는 임신을 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나 (미혼모 아래서) 태어났다면 인권 차원에서 도와줘야 한다. 프랑스를 봐라. 싱글맘들이 마음 놓고 출산하는 사회 분위기 덕분에 출산율이 많이 올라갔다. 우리는 어떤가. 중·고생이 임신하면 퇴학시킨다. 임신했다고 공부할 권리를 빼앗는 것이다. 헌법에도 위배된다. 그대로 학교에 다니게 해야 한다. 특히 미혼모라는 말 자체가 차별적인 언어다. 앞으로 정부는 미혼모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겠다. 내년 초 국가재정전략회의 때 싱글맘 지원을 위한 예산을 확보하겠다. 경제사정이 좋아지면 보건복지가족부가 내놓은 싱글맘 지원예산 275억원보다 더 많이 책정할 수도 있다.”
안혜리 기자, 사진=조문규 기자
‘저출산 대책’ 취지는 좋지만 넘어야 할 산 많아 [중앙일보]
2009.11.26 03:12 입력 / 2009.11.26 09:09 수정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회가 25일 내놓은 저출산 대응 전략의 두 축은 ‘보육비 경감’과 ‘인구 늘리기’다. 보육비와 교육비를 줄여 돈 걱정 없이 아이를 낳아 기를 수 있는 사회를 만들고, 미혼모 가정 같은 다양한 가족 형태를 인정해 인구를 늘리겠다는 것이다. 이 같은 대책이 너무 먼 미래의 구상이거나 사회 통념과 배치되는 부분이 있어 현실화할 수 있느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지난해 1.19명으로 세계 최저 수준이고, 올해는 1.12명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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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주무부처인 교육과학기술부는 관련 내용을 미래기획위원회로부터 하루 전(24일)에야 통보받는 등 부처 간 협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날 보고에 참석한 교과부 이주호 차관은 “장단점이 있다고 본다”며 “다만 점진적으로 해야 하고 유치원들의 반발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왜 업계 편을 드느냐”며 간접적으로 미래기획위의 손을 들어줬다고 한다. 교과부는 이날 ‘저출산 대책’ TF팀을 만들었다. 취학연령을 앞당기는 데 대한 찬반 논란은 팽팽하다. “유치원비 부담을 덜 수 있어 좋을 것 같다”(서울 목동 학부모 이모씨), “유럽에서도 어린 나이에 학교에 보내면 학업 성취도가 떨어진다는 논란이 있어 신중해야 한다”(덕성여대 신은수 유아교육학과 교수) 등이다.
◆세 자녀 대학 진학·정년 연장=셋째 이상 다자녀에 대한 대입 특례입학과 부모의 직장 정년 연장은 출산에 대한 당근책이다. 앞으로 출생할 셋째 이후 자녀와 부모에게 이 같은 혜택을 준다는 것이다. 농어촌 전형처럼 다자녀 전형을 만들고, 고교와 대학 학비는 정부 예산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국민의 높은 교육열을 활용한 정책인 것이다. 하지만 이런 조치는 20년 후에나 실현될 수 있는 장기 구상이다. 대학과는 물론 민간 기업과의 사전 조율과 협의가 반드시 필요한 사항이다. 대학 정원과 기업의 고용시스템에 변화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미혼모 차별 철폐=정부가 출산율을 높일 걸로 기대하는 부분은 미혼모 차별 철폐다. 프랑스 등 유럽 각국이 미혼모들이 자유롭게 출산하도록 지원해 출산율을 크게 높였다고 보고, 이를 벤치마킹하겠다는 것이다. 정부가 앞장서서 미혼모를 장려하는 건 아니지만 출산을 한 경우라면 기혼 부부 못지않게 지원을 해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렇게 하면 원치 않는 임신을 한 경우에도 불법 낙태보다는 출산을 선택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내년 초 재정전략회의 때 가급적 많은 미혼모 지원 예산을 편성할 방침이다. 올해 복지부는 기획재정부에 미혼모 지원을 위한 예산 275억원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곽승준 위원장은 "기획재정부와 이미 협의를 마쳤으며 이 대통령도 예산 지원에 공감을 표시했다”고 말했다. 안혜리·이원진 기자
정부 `저출산 해법` 본격 모색 [연합]
2009.11.25 10:48 입력 / 2009.11.25 11:01 수정
재정 지출 한계 … `창발적 정책만이 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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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25일 오전 서울 광진구 서울여성능력개발원에서 열린 미래기획위원회 제6차 보고회에 참석해 저출산 극복을 위한 대응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 왼쪽부터 전재희 보건복지가족부장관, 박춘선 아가야(불임부부단체) 대표,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 이 대통령, 전명숙 롯데백화점 서비스리더, 최숙희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전문위원, 백영희 여성부장관. 2009.11.25 
이명박 대통령이 25일 오전 서울 광진구 서울여성능력개발원에서 열린 미래기획위원회 제6차 보고회에 참석해 저출산 극복을 위한 대응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 2009.11.25
특히 저출산 대책을 꾸준히 추진했음에도 출산율은 오히려 세계 최저 수준으로 곤두박질치는 상황은 기존 대책의 문제점을 여실히 보여주는 동시에 발상의 전환을 통해 참신하고 실효성있는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위기의식을 느끼게 했다는 후문이다.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회도 우리나라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 수준으로 볼 때 저출산 문제를 정부 재정 지원을 통해 푸는 것은 한계가 있는 만큼 과거와는 차원이 다른 창조적인 정책을 제시하는 것만이 해법이라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이날 회의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토론하는 의견 교환의 장으로 마련됐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 대통령도 활발한 '난상토론'을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래기획위가 이날 관계 부처에 제안한 저출산 극복 방안도 과거와 비교해 파격적이다.
초등학교 입학 연령을 1년 앞당겨 경제활동 인구를 늘림으로써 절감되는 재원을 양육비로 지원하는 방안, 세번째 자녀에게 대학입시, 취업 등에 혜택을 주는 정책, 세자녀 이상 보호자의 정년 연장 등은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아이디어다.
또 복수국적을 허용하고 이민 규제를 풀어 해외 우수인력을 적극 유치하는 등 출산이 아닌 인구 유입을 통한 인구의 유지 또는 증가 방안도 제시됐다.
그러나 남성 직장인의 육아 휴직을 장려하거나 임신.출산 여성을 우대하는 기업에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 등에 대해서는 "지난 정부 때부터 거론돼 온 진부한 것", "지난 정부 때와 다름없는 포퓰리즘 정책"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또 '청소년 임신시 자퇴 강요와 같은 미혼모 관련 차별 정책을 철폐해야 한다'는 제안은 어린 학생들에게 혼전임신 또는 청소년 임신이 큰 문제가 없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점에서 논란의 소지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래기획위는 정부 재원만으로 이 같은 방안들을 실현하는 것이 불가능한 만큼 기업 등 민간의 참여가 필수적인 것으로 분석했다.
정부는 앞으로 두 차례 정도 저출산 대응전략회의를 더 열어 내년 중 '제2차 저출산 기본계획'을 확정할 계획이다
[사설] 조급증 드러낸 저출산 종합대책 [중앙일보]
2009.11.26 01:14 입력
그러나 일부 설익은 대책을 충분한 검토 없이 발표부터 한 건 문제다. 자녀 양육부담 경감 대책으로 우선순위에 올려놓은 만 5세 취학 추진이 대표적이다. 이 안은 교육과학기술부 내에서조차 이견이 나올 만큼 논란이 많은 이슈다. 이른 나이에 취학시켰다가 학교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례가 많아서 오히려 취학을 뒤로 미루는 가정이 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게다가 보육비를 줄이고 여성들의 사회복귀를 앞당기는 효과가 있다는 정부 설명은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소리다. 아이를 유치원 종일반에 맡기는 편이 학교에 보내는 것보다 맞벌이 부부에겐 더 도움이 된다. 퇴근시간까지 돌봐주는 방과후 학교가 활성화되지 않은 현재로선 하교 후 아이를 이 학원에서 저 학원으로 옮겨 다니게 하는 것밖에 도리가 없기 때문이다.
셋째 아이 이상을 둔 다자녀 가구에 대해 대학 진학 시 우대하거나 부모의 정년을 연장해주는 방안 역시 논란의 여지가 많다. 지난해 출산율 통계를 보면 둘째, 셋째보다 첫째 아이의 출생 감소폭이 훨씬 컸다. 출산율을 높이자면 이미 두 자녀를 둔 가정이 셋째, 넷째를 낳도록 하는 것보다 젊은 남녀가 결혼과 출산을 꺼리지 않도록 여건을 조성하는 게 더 시급하다는 얘기다.
그 해법은 이번 대책 속에 다 들어 있다.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게 가족 친화적인 기업 문화와 사회 분위기를 정착시키고 정부는 질 좋은 보육 서비스를 확대하면 된다. 문제는 말처럼 실천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예컨대 여성에게만 양육의 짐을 지우는 의식을 변화시키기 위해 남성의 육아휴직 활용을 장려하는 방안만 해도 그렇다. 지난해 육아휴직자 2만9145명 중 남성은 355명에 불과했다. ‘장려’만으로 얼마나 늘지 미지수다. 북구처럼 육아휴직의 일부를 반드시 남자가 쓰도록 의무화하는 특단의 대책을 검토해 봐야 할 이유다. 남편이 자녀양육 등 가사 분담에 적극적일 경우 둘째 아이의 출산율이 눈에 띄게 높아진다는 게 선진국의 연구 결과다.
낙태 방지도 무조건 서두르는 게 능사가 아니다. 2005년 보건복지가족부 조사 결과 34만여 건의 낙태 시술 중 14만4000여 건이 미혼 여성에 대한 것이었다. 미혼모를 ‘싱글맘’이라 고쳐 부른다고 이들 여성과 자녀에 대한 차별이 사라지지 않는다. 아이 낳기를 종용하기 전에 다양한 형태의 가족에 대한 우리 사회의 포용성부터 키우는 게 순서다. 정부는 조급증을 버리고 이번에 내놓은 ‘종합대책세트’ 중 쓸 만한 것부터 뚝심 있게 추진해 나가라.
소규모 공보육시설 확대로 양육부담↓ [연합]
2009.11.25 12:11 입력
학교.주민자치센터.노동관서 활용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회가 25일 제시한 저출산 극복 방안은 크게 양육 부담 경감과 다양한 가족 인정, 한국인 늘리기 등으로 집약된다.그러나 이날 위원회의 제안은 취학연령 조정을 제외하고는 대체로 기존에 발표된 수준에 그쳐 '재탕', '구체성 결여' 등의 비판도 예상된다.
저출산 대응의 주무 부처인 보건복지가족부에는 양육 부담을 줄이기 위한 보육대책 마련을 위해 공보육을 강화하라는 과제가 부여됐다.
이날 미래기획위원회는 아이를 집에서 돌보는 것처럼 믿고 맡길 수 있는 보육시설 특히 공보육 시설 확충을 주문했다.
실제로 영유아의 부모들은 시설과 서비스가 우수한 공보육시설을 압도적으로 선호하지만 공급이 매우 부족해 평균 대기기간이 2년에 이를 정도다.
미래기획위원회는 이 같은 수요에 부응하도록 주민자치센터, 초등학교 등 공공기관의 여유시설을 활용하라고 권고했다.
또 해외 입양보다는 국내 입양을 우선하고 한부모 가정 지원을 늘려 입양보다는 부모가 직접 양육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미국이나 프랑스 등 출산율이 높은 선진국은 '혼외 출산'이나 미혼모 출산이 높은 반면 우리나라는 그렇지 못해 '싱글맘'의 자녀들이 대부분 해외 입양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토론자들은 낙태를 방지하기 위해 아동 양육에 대한 사회적 책임도 더 강화돼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러나 이날 토론된 '일과 가정의 양립기반 강화' '다양한 가족형태 수용' '보육서비스 질강화' 등은 기존에 거듭 발표된 내용이며 이를 뒷받침할 재정 투자를 담보할 방안이 구체적으로 논의되지 않아 한계를 드러냈다.
아동계와 여성계, 사회복지계에서도 이번 미래기획위원회의 제안과 유사한 내용을 지속적으로 정부에 요구했으나 예산문제로 만족할 만한 대책이 시행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 저출산 주무 부처인 복지부는 정부 각 부처에서 추진하는 저출산 관련 예산을 통합해 복지부가 특별회계로 관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일.가정 양립을 위해서는 보육뿐 아니라 노동정책도 수반돼야 하는 등 각 부처별로 다양한 지원사업이 필요하다"며 "예산을 획기적으로 늘리지 못한다면 복지부가 저출산 관점에서 예산집행을 컨트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이번 미래기획위원회의 논의는 구체적인 저출산 대응 정책을 결정하기보다는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이라며 "이날 논의된 내용은 내년에 수립할 '제2차 저출산 기본계획(2011-2015)'에 반영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