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가을이다. 그리고 가을이 가고 있다.
어제는 가을을 느꼈는데, 오늘은 겨울을 느꼈더랬다.
우주같다. 우주엔 발도 내디딘 적이 없지만, 하루라는 시간이 가면 지구는 1년이 간다는 어렸을때 믿지도 않았던 그러한 사실이 이제서야 믿겨지는 것처럼.
우주 하니까 프랑스 공상소설이 생각난다. 시간을 잃어버린 죄수 였나. "Le prisonnier perdu le temps"
우주에 갇힌 우주인들을 구출하러 우주엘 가게 되는 한 소년이 그곳에서 미래의 자신을 만나며 시간이 무한반복되어 우주속에 영원히 갇혀버리게 된다는 그러한 약간은 섬뜩한 그런 이야기.
학부과정에서 중간고사 쳤던 기억이 가물가물.
살도 많이 쪘다. 역시나 음식의 나라 프랑스답다.
언니와 체중을 감량하기로 약속을 했는데 나 역시 어쩔 수 없는가 보다.
얼마전에는 10일간 바캉스로 Paris와 Annecy와 Annemasse, 그리고 Suisse Genève를 다녀왔다.
하루에 5시간만 일을 하면 무료 숙식제공이라 교통비 제외 돈 한푼도 들지 않았다.
일반적인 여행보다 훨씬 더 보람차고 더 스위스 사람이 되는 법을 배웠던, (집 주인 부부는 스위스 오리지날)
그곳에서 굿네이버스 제네바지부 사무실을 무작정 찾아갔는데,
홈페이지에 떠 있는 주소는 직원이 살고 있는 가정집 주소였다. 엄청나게 민망했던.
부인되시는 분이 둘째를 출산하셨다고 모든 행동이 조심스러우셨던 그 직원분은 내가 찾아온 것이 너무나 놀라우셨나보다. 하긴 갑작스럽게 찾아가긴 한거였지만, 전화해도 전화가 안됐다고. -_-
그 분은 굿네이버스 소속이 아니라 UN소속이신데 굿네이버스와 손잡은지 몇년 밖에 되지 않으셨다고, 제네바지부는 혼자서 운영하고 계시단다. 내가 한국에서 굿네이버스 실습할때 이 대리님께서 얼마나 낭만적이냐며, 아침마다 알프스산을 바라보며 하루를 시작한다며. 모든건 말하기 나름이라는 사실.
여튼, 사람이 사는 것이란, 어디에나 똑같은 결코 특별한것 없는 그들에게는 일상이리라.
내가 9일동안 머물렀던 Annemasse는 주위가 온통 푸른 초원이고 언덕이고 산이었다.
한번은 집 근처, 몽블랑 바로 맞은 편에 있는 Salève라는 산에 올라갔다. 아. 세상이 이렇게나 작구나.
그래도 한번 사는 인생, 그 속에서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행복하게 잘 살 필요가 있다는걸 느꼈다.
제네바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그 절벽에서.
한동안 많이많이 지쳤다. 모든 면에 있어서.
내가 잘 하고 있는건지, 관계라는 측면에 있어서도 많이 힘들었다.
그래서 충동적으로 훌쩍 떠난 여행.
한 순간의 선택이 영원히 행복한 기억으로 남을 수 있는 시간을 보내게 된다는걸 알게 된 그러한 여행이라 즐거움만이 내 가슴속에 박혀있다.
오늘은 하루종일 작문만 했다. "Diplôme은 사라져야하는가?" 와 이야기만들기였는데, 내 의견을 피력한다는것도 쉬운일은 결코 아닌데, 그 생각들을 불작한다는 그 사실 자체 또한 굉장한 어드벤쳐였다.
6시즈음, 사기로 한 Alter ego C1 책을 사러 서점에 갔고, 신선한 우유를 사러 Monoprix에 갔으며, 친구들이 제육볶음과 샐러드, 오믈렛을 만들어주어 고추장에 맛나게 비벼먹었다. 그런데 그 고추장은 친구 어머니께서 오늘 보내주신 따끈한 고추장이었는데, 나의 다이어트 결심을 산산이 부셔주었다. 계속 먹어서 미안해.ㅋㅋ
10월이 가고 있다. 내가 가장 사랑하는 시월이.
겨울옷이 없어서 너무나 추워죽겠어. 한동안 따뜻해지더니 또 다시 추워져버렸어. 오들오들.
오늘은 은행엘 갔어야했는데 너무 추운 나머지 그냥 집으로 쏘옥 들어가버렸다. 내일은 꼭 가야지.
아까 작문을 하고 각각 이메일로 선생님께 보내드리면서 약간의 나의 불만을 적었다. 나의 같잖은 불평을 읽으면서 무슨 생각을 하실까. 흐어. 굳이 작문을 하는데 그룹지어서 할 필욘 없다고 생각해.
갑자기 아까 쵸코청크시리즈 브라우니가 신상으로 나와 진열되어 있는게 아른아른거려.
내일은 compréhension orale 시험이 기다리고 있구나.
B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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